모두가 물었다. 그게 뭐냐고.

상담은 전화 문의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내담자의 목소리가 그 사람의 첫인상이라는 거다. 목소리에는 나이 정보도 들어 있다. 살짝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상담의 기간이나 효과를 주로 묻는 데 반해, 젊은 사람은 대부분 가격을 묻는다.

학생이나 젊은 사람들에겐 상담비 부담이 클 거다. 우리 상담센터는 대학가 근처라 학생들의 문의가 제법 있다. 그런데 많은 젊은이가 비용 문제로 방문을 어려워한다. 가격을 조정할까 고민도 했지만 그런다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진 않았다.

젊은이가 쉽게 갈 수 있고 이야기하기 편한 장소와 형태는 뭘까를 고민하다가 바(bar) 형태의 펍(pub)을 생각한 거다. 그렇게 준비한 공간이 원스텝 심리상담펍이다.

처음 이 아이디어를 주변에 이야기했을 때의 반응이 이거다.

그게 뭔데?
그런 게 있냐?

간판을 보고 들어온 젊은 커플이 제일 먼저 던진 질문도 “여기는 뭐 하는 곳이에요?”였다.

원스텝 심리상담펍은 상담을 받고는 싶지만, 비용이나 시간 혹은 상담 자체가 부담되어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공간이다. 펍에는 캔맥주와 간단한 안주가 있는데 모두 셀프다. 상담사인 내가 혼자 운영하는 관계로 요리가 제공되진 않는데. 간단한 스낵류 안주를 준비해 놨다. 당연히 맥주와 안주는 무료가 아니다. 펍에서 상담사와의 상담은 무료다.

펍에 처음 와 본 지인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은 바를 차려놓고 양주는 왜 없냐는 거다. 독주는 사양이다. 독주는 상담에 방해된다고 생각해서 맥주만 준비했다. 술은 조연이고 상담이 주연이다. 상담실에서 이루어지는 정식 상담과는 차이가 있겠으나 펍에서도 일상의 고민과 경험을 충분히 나눌 수 있다.

나름 편한 공간을 만들어보려 노력했으니 많은 분이 방문해 주셨으면 좋겠다. 전자 드럼도 갖추었다. 준비되면 음악 치료도 해 보려 한다.

상담은 매우 좋은 행위임에 틀림이 없다. 상담을 많은 사람이 편하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 내가 심리상답펍을 준비하게 된 이유다.

원스텝 심리상담센터 운영시간: 오후 3시 ~ 오후 11시
원스텝 심리상담펍 운영시간: 오후 6시 ~ 오후 12시
(월요일은 쉽니다)